허범욱 감독 별세, 43세 애니메이션 거장이 남긴 마지막 작품
2024년 8월 5일 개봉 예정이던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허범욱 감독이 28일 오전 숨을 거뒀다. 향년 43세. 지난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이었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이 같은 날 사망 소식을 전했다. 영화계는 충격에 빠졌다. 개봉을 1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화재 사고가 앗아간 재능
허범욱 감독은 지난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구체적 사고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24일 예정됐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언론 시사회는 당일 오전 취소됐다. 건강 문제가 이유였다. 4일 뒤 감독은 세상을 떠났다.
빈소와 발인 일정
빈소는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특3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 엄수된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1983년생 애니메이션 작가의 궤적
허범욱 감독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독립 애니메이션 영역에서 자신만의 색을 구축했다.
2014년 데뷔작 '창백한 얼굴들'
첫 장편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은 2014년 발표됐다. 제30회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작품은 독특한 작화와 사회 비판적 서사로 주목받았다. 상업성과 거리가 먼 독립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예술성은 확실했다.
2024년 유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2024년 제작됐다.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영화제 중 하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 언급을 받았다.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독립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 성과다.
8월 5일 극장 개봉이 예정돼 있다. 감독 없이 맞이하는 개봉이 됐다.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계가 잃은 것
허범욱 감독은 상업 애니메이션과 다른 길을 걸었다. 사회 비판과 예술적 실험을 동시에 추구했다. 10년 간격으로 발표한 두 편의 장편 모두 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았다.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은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 자본과 인력 부족이 만성적이다. 그럼에도 작품성을 유지하며 꾸준히 작업한 작가였다.
43세는 감독으로서 절정기에 들어서는 나이다. 세 번째, 네 번째 작품이 기대됐다. 더 이상 볼 수 없다.
개봉은 계속된다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예정대로 8월 5일 개봉한다. 감독이 완성한 마지막 작품이다. 관객과의 약속은 지켜진다.
영화는 구제역으로 살처분 위기에 놓인 돼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생명과 시스템, 개인과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허범욱 감독 특유의 시선이 담겼다.
유작이 된 작품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떠났지만 작품은 남는다. 그것이 예술가가 세상에 남기는 방식이다.
추모와 기억
영화계와 독립 영화 관계자들은 추모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10년에 두 편. 느린 속도였지만 확실한 작품을 남겼다. 두 작품 모두 해외 영화제 수상작이다. 양보다 질을 선택한 작가였다.
허범욱 감독은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43년 생애는 짧았지만 작품은 길게 기억될 것이다.